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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서재
신형철,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본문
175 [우리는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인간은 긍정적인 신호보다 부정적인 신호를 다섯 배 더 강하게 받아들인다는 것, 그러므로 한 번 비난을 받으면 다섯 번 칭찬을 받아야 마음이 원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것, 글을 쓰는 행위는 자신을 긍정하는 일인 것이어서 그 덕분에 우리 존재가 실제로 바뀔 수 있다는 것...
176-177
"저는 멘토가 될 자격도 능력도 없지만 이것만은 말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꽤 많은 것들이 여러분 뜻대로 안 될 겁니다. 특히 인간관계가 그렇겠죠. 아무리 조심을 해도 분명히 상쳐를 주거나 받게 될 거예요. 그 난관을, 여러분은 지극히 이기적인 방식으로 돌파하려고 할 것이고, 마침내 돌파할 거예요. 인간이니까. 인간이란 그런 존재이니까. 그리고 훗날 회한과 함꼐 돌아볼 때가 올 텐데, 바로 그때, 뭔가를 배우게 될 겁니다. 그리고 아주 조금 달라질 거예요.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나는 아주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됩니다."
인간은 무엇에서건 배운다. 그러니 문학을 통해서도 배울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게서 가장 결정적으로 배우고, 자신의 실패와 오류와 과오로부터 가장 처절하게 배운다. 그때 우리는 겨우 변한다. 인간은 직접 체험을 통해서만 가까스로 바뀌는 존재이므로 나를 진정으로 바꾸는 것은 내가 이미 행한 시행착오들뿐이다. 간접 체험으로서의 문학은 다만 나의 실패와 오류와 과오가 어떤 종류의 것이었는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피 흘릴 필요가 없는 배움은, 이 배움 덕분에 대가 달라졌다고 믿게 할 뿐, 나를 실제로 바꾸지 못한다. 안타깝게도 아무리 읽고 써도 피는 흐르지 않는다.
피 흘려 깨달아도 또 시행착오를 되출이하는 것이 인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생은 반복들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점점 더 좋은 사람이 된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그러나 믿을 수밖에. 지금의 나는 10년 전의 나보다 좀 더 좋은 사람이다. 10년 후의 나는 더 좋아질 것이다 안 그래도 어려운데 믿음조차 없으면 가망 없을 것이다. 문학은 그 믿음의 지원군이다. 히 플리지 않으면 진정으로 바뀌지 않는다고는 했지만, 거꾸로 말하면, 피 흘리지 않고 인생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190
정치적 윤리가 사인적 윤리와 합치되는 경지가 있을 것이고, 그것에 대한 염원을 우리가 일부러 멈춰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글항아리, 2012)의 저자인 파커 J. 파머는 "정치라는 것이 모든 사람을 위한 연민과 정의의 직물을 짜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버릴 때, 우리 가운데 가장 취약한 이들이 맨 먼저 고통을 받는다"라는 헌사로 책을 시작한다.